210410 생각을 적어주는 기계, 어려운 글쓰기
네이버 블로그 사용 당시 썼던 글을 옮겨온 글 입니다.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
오랜만에 hugspa님 블로그를 들어갔다
생각을 적어주는 기계
나에게도 정말 필요한 것 같다
나도 온갖 잡 생각을 많이한다
수업은 전부 비대면이고
하필 또 내가 집돌이라 집 밖에 나가질 않는데
그럼 집에서 할게 뭐 많나
그냥 게임하고 유튜브보고
그러다 지치면 온갖 잡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도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생각을 정리하고는 싶은데
막상 글로 적어 정리하자니 마음같지가 않다
내 머리 속에서 내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다보니
생각을 정리하려면, 먼저 그 생각이 나오게 된 경험이나 생각들을 먼저 정리해 적어야 한다
그럼 온전히 처음 정리하고자 한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길로 새버린다
생각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한 생각을 하다가 다른 골목으로 빠지게 되고
그 생각을 하다가 또 다른 골목으로 빠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완성된 생각, 이파리는 하나도 없고 가지만 많은 앙상한 나무가 되는 것이다
정신차리고 하나의 생각만을 글로 정리하게 될 때, 그 생각에 대한 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맞다고 옳다고 생각했던게 적고 보니 틀린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리고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블로그의 특성상 불특정한 다수의 타인이 내 글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나의 생각이 일반적인 타인의 입맛에 맞추려고 자꾸만 바뀌려고 한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어떻게든 정리한 글을 나중에 보면 또 그렇게 이상할 수가 없다
아 이 생각은 좀 달라졌는데
이 문장은 좀 더 자연스럽게 바꿔야겠는데
하고 수정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하게 된다
글을 쓸 때에도 고민에 고민을 걸쳐 수정을 그렇게 많이 하는데
하필 블로그 글은 발행 후에도 수정이 가능하다보니
내 블로그에는 처음 발행한 이후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글이 하나도 없다
모두 수정에 수정, 또 수정에 수정을 거친다
또 내가 나름 내 생각, 내 철학, 내 사상, 나 그자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보니 정말 바보같고 당연하고 아무것도 아니게 보인다
하긴 뭐
맨날 방구석에서 컴퓨터만 붙들고 사는 내가
무슨 대단한 생각을 무슨 필력으로 정리해 쓸 수 있겠냐만은
나는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자신에게 있어서는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깊은 명상이 아니라, 종이나 컴퓨터 문서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속상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적어주는 기계가 필요하다
그런 기계가 있다면
계속 생각해봤던 생각도, 내 문체가 아닌 글을 보는 것을 통해,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hugspa님의 글을 보며 내가 글을 참 못쓴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위에 늘어놓은 불평불만은 사실 hugspa님의 단 두 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 생각 한 것을 종이장에 적으려면 생각과는 다르게 적혀버리고 만다. 그게 싫다.’
이 분은 나와 다르게 참 생각을 잘하고 글을 잘 쓰신다.
난 어쩌면 잡생각을 하다가 잡잡생각을 하기 때문에
생각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을 좀 단순화시키면, 글을 좀 단순화시키면 되는 걸까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걸까
생각하는 연습, 글쓰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